여름 바람 속에서 창문 너머로 초여름의 바람이 교실 안을 스쳐 갔다.선풍기 소리가 단조롭게 이어지는 가운데, 교탁 위에는 여름방학 계획표가 흘러내리듯 붙어 있었다. “다음 주면 방학이네.”옆자리 민지가 팔꿈치를 괴고 중얼거렸다. 나는 그 말에 고개만 끄덕였다.방학이라니. 기다리던 자유의 시간이지만, 묘하게 마음이 무거웠다.그 이유는 너무 뻔했다. 앞자리에 앉은 수현.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머리칼, 교과서에 고개를 숙이고 있지만 집중하지 못하는 […]